종합영원
/배시은
그것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그맣다 그
러나 그것이 지나간 자리는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다
그것은 영원하지 않은 대신 크고 작은 인상을 남긴다
신을 생각면 신이라는 글자를 생각한다
신이라는 글자는 어떤 느낌을 주기 전에 그 느낌을 앗
아 간다
지구는 이미 아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안다는 것은
다시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아는 것을 다시 아는 것은 처
음 아는 것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처음 뒤돌아 뵙겠습니다
그것이 지나간다
그것은 네가 무언가 깨닫고 있을 때 그 깨달음 바깥으
로 지나간다
치아 아래에 대시 중인 치아
가상 악기가 심장 박동을 재현한다
미래 전망은 끝났다
그것은 그것 외 다른 것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네가 그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한 너를 영광시
킨다
배시은 시인 『소공포』 중 「종합영원」 62p
문학동네 잡지였나, 문지 잡지였나? 배시은 시인의 소공포에 대한 글을 읽고 시집을 읽었다. 소공포란 작은 공포라는 의미로 해석 할 수도 있지만 치과에서 진료를 위해 사람 얼굴을 가리는 포를 말하기도 한다. 뭐 의미보다 중요한 것은 시. 배시은 시인의 시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규칙이랄까. 그러나 아직 정리 되지 않은 느낌. 불안정한 느낌. 이런 것들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눈에 들어오는 시가 있는 반면, 메모를 짜집기한 시? 이런 형식이나 시를 쓰는 방식은 좋지만. 시를 읽으면서 독자가 알아채지 못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래도 최근 들어 제일 재미있고 흥미있게 읽었다. 꼼꼼하게 읽은 시집 중에 한 권. 진지하면서도 위트있고 나몰라라 하는 거 같으면서도 따듯하다고 할까? 고민하지 않은 거 같은데 고민한 흔적이 있고. 대충한 거 같은데 고심한 흔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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