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시집추천, 시인추천, 시, 시추천] 계간 <시산맥>2024년, 겨울호 시인 김언 「이유가 있을까?」
이유가 있을까? 김언 바람이 불고 나무가 생기다가 말았다생기다가 만 나무들이 자라면서 웃자라지 못하고그 자리 그대로 틀어박혀서 생기다가 만 모양 그대로바람을 맞는다. 바람이 심하다. 바람이 세고 바람이 거칠어서더 자라지는 못하고 웃자라는 것도 잊고능선을 장식하는데, 장식이랄 것도 없이 따닥따닥 붙어 있는데붙어 있는 모양새가 하도 나무 같지 않아서생기다가 만 것 같고 자라다가 포기한 것 같고죽다가도 포기한 것같이 말라붙어 있는 모양새가자꾸 눈길을 끄는데,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닌능선을 따라서 눈길을 떼고 싶어도 자꾸자꾸 나타나는데그 모양새가 하도 기가 막혀서 나무라고 부르려다가 말았다.질려버려서 나무가 되어버린 것 같다.김언 1998년 , 등단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
2024. 11. 27.